스마트폰도 조립 PC처럼 운영체제(OS), 저장용량, 사양, 외부디자인 등을 자유롭게 선택해 쓰는 시대가 올 것으로 보인다.
사용자가 스스로 꾸밀 수 있는 'DIY(Do It Yourself)' 개념의 스마트폰이 나오면 지금처럼 스마트폰을 구입하는 대가로 2년간 고가 정액요금제에 가입해야 하는 부담을 지지 않고 자유롭게 쓸 수 있게 된다.
김영섭 ARM코리아 대표(아시아·태평양지역 본부장)는 "재료값으로 100∼150달러(약 11만∼17만원)만 들이면 스마트폰을 만들 수 있다"며 "조립 PC처럼 사용자가 스스로 만들어 쓰는 DIY 스마트폰 시장이 조만간 열릴 것"이라고 7일 밝혔다.
영국 ARM은 지난달 스페인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전시회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0'에서 핵심 고객사들을 상대로 조립형 스마트폰을 시연했다.
사용자가 각종 시스템보드와 디스플레이, 저장용량, 디자인 등을 선택해 취향대로 스마트폰을 만들어 보는 식이었다. 늘어서 있는 스마트폰용 부품 값은 합해서 150달러를 넘지 않았다.
이 회사는 휴대폰 '두뇌칩'(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용 코어(일종의 설계기술) 시장을 95% 이상 장악하고 있는 업체다.
세계 시장에서 4000만대 가까운 판매고를 올리고 있는 미국 애플의 '아이폰'은 국내 출고가격이 81만4000원(신형 16? 저장용량 기준)이다. 그러나 시장조사기관 아이서플라이가 이 제품을 분해해 보니 재료값은 179달러(약 20만4000원)에 그쳤다.
휴대폰 부품 업계는 최신 스마트폰의 재료값과 출고가격 간 차이가 4∼5배나 나기 때문에 중간 마진을 노리고 조립 형태로 스마트폰을 파는 업체들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중국에선 사용자가 저장용량이나 외부디자인을 취향에 맞게 선택해 살 수 있는 조립형 MP3플레이어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한 휴대폰용 반도체 업체 관계자는"글로벌 휴대폰 제조사들은 이윤창출을 위해 완제품 출시에 몰두하겠지만 중국·대만의 디지털기기 조립생산 전문기업들은 조립형 스마트폰에 매력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선 이동통신사들의 보조금 덕분에 고가정액제에 가입하면 스마트폰을 공짜로 살 수도 있다. 그러나 향후 보조금이 줄어들 경우 조립식 휴대폰이 대안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조립형 스마트폰은 이동통신사도 자유롭게 옮겨 다니며 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물론 전자파 인증을 받아야 하는 문제점이 있다. 현재 이동통신사에서 출시하지 않은 휴대폰을 개인이 사서 쓰려면 시험기관에서 전자파 인증을 받아야 한다.
개인이 휴대폰에 탑재된 이동통신, 무선랜(Wi-Fi), 블루투스등 3개 전파기술에 대해 인증을 받으려면 30만원대 비용(블루투스 제외 시 20만원대)이 든다. 그러나 앞으로 이 비용은 상당폭 저렴해질 전망이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단일 기기의 전자파 시험엔 4∼5시간이 걸리고 기업들의 인증 수요도 높아 당장 개인의 인증비용을 낮추긴 어렵다"면서도 "현재 디지털기기 인증제도를 축소하는 전파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는데 통과되면 세부 시행령·고시를 만드는 과정에서 개인의 전자파 인증비용 문제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조립형 스마트폰은 가격 등 이점에도 불구하고 개별 이동통신사의 플랫폼과 호환성, 제품의 성능·디자인 만족도 등이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한 PC 업체 관계자는 "조립 PC는 가격이 싸다는 매력 때문에 성행했지만 대기업 제품의 가격 인하로 인기가 꺾였다"며 "스마트폰도 지금은 상당히 고가지만 대중화되면서 가격이 떨어질 것이기 때문에 조립형 스마트폰이 나와도 조립 PC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postman@fnnews.com 권해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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